
전기요금이나 수도요금이 오를 때마다,
이런 말이 종종 나옵니다.
“조금 아끼면 되지 않나?”
이 말은 전기나 물을 전혀 쓰지 말자는 뜻은 아닙니다.
사용량을 조금만 줄여도,
요금 부담이 완화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전기와 물은
조금 아낀다고 해서 전체 비용 구조가 크게 바뀌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오해가 시작됩니다.
우리는 외식을 줄이거나, 옷을 덜 사거나,
여행을 미룰 수는 있습니다.
이런 소비는 줄이면
지출이 바로 줄어드는 구조를 가집니다.
하지만 전기와 물은 다릅니다.
조명을 조금 덜 켜고,
샤워 시간을 조금 줄일 수는 있어도,
생활 자체에서 완전히 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전기와 물은
삶의 선택지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모든 생활이 가능해지기 위한 기본 조건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사용을 조금 줄일 수는 있어도,
사회 전체의 사용량을 크게 낮추기는 어렵습니다.
전기와 물의 비용은
개인이 쓰는 양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병원, 학교, 교통시설, 공장, 공공기관처럼
사회 전체가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양이 매우 큽니다.
이 사용량은 개인의 절약과 거의 무관하게 유지됩니다.
또한 전기와 물은
수요가 줄어들더라도
설비를 줄이거나,
유지 관리를 멈출 수 없습니다.
전력망과 상수도관은
사용량이 조금 줄었다고 해서
관리 비용이 함께 줄어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인이 아끼는 노력만으로는
전체 비용을 눈에 띄게 줄이기 어렵습니다.
전기와 물의 가장 큰 특징은
중단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정전이나 단수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기와 물은
필요할 때만 공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항상 여유를 두고 운영됩니다.
고장이 나기 전에 점검하고,
수요가 몰릴 상황을 대비하고,
비상 상황을 가정한 설비를 유지합니다.
이런 운영 방식은
효율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사회를 멈추지 않기 위해 선택된 구조입니다.
그리고 이 구조는
비용을 계속 만들어 냅니다.
전기와 물은
조금 아낄 수는 있지만,
구조를 바꿀 만큼 줄이기는 어려운 서비스입니다.
이 때문에 요금이 오를 때마다
개인의 사용량이 먼저 이야기되지만,
문제의 핵심은 그보다 깊은 곳에 있습니다.
전기요금과 수도요금이 반복해서 문제 되는 이유는,
요금 자체 때문이 아니라
이 서비스를 유지하는 구조가 계속 비용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금 인상은
갑자기 생긴 원인이 아니라,
그동안 쌓여 온 구조가 드러난 결과에 가깝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구조 속에서 왜
운영 방식의 변화가 논의되기 시작했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졌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 원전은 정말 싼 에너지일까? (0) | 2026.01.30 |
|---|---|
| 내가 설탕세 도입을 찬성하는 이유 (0) | 2026.01.29 |
| 문제는 민영화 이전에 이미 시작됐다 (0) | 2026.01.28 |
| 공공요금은 왜 계속 문제되는가? (0) | 2026.01.27 |
| 데이터센터는 정말 100% 재생에너지로 돌아갈까요 (1) | 2025.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