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용이 드러나는 방식의 문제
공공요금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습니다.
“공공서비스는 비효율적이다.”
전기요금이나 수도요금이 오를 때마다, 이 말은 거의 자동처럼 따라붙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공공서비스는 비효율적인 걸까요.
아니면 비용이 드러나는 방식이 다른 것일까요.
이 질문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제공하는 공공서비스의 목적은 돈을 버는 데 있지 않습니다.
전기, 물, 교통 같은 서비스는 이익을 내기 위해 존재하는 사업이 아니라,
사회가 멈추지 않도록 항상 유지되어야 하는 기본 조건입니다.
민간 기업은 이익이 나지 않으면 사업을 줄이거나 접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가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적자가 나더라도 공급을 멈출 수 없고, 이용자가 줄어도 시설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성과보다 비용이 먼저 보입니다.
그래서 공공서비스는 늘
“돈이 많이 드는 서비스”,
“적자를 내는 조직”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공공서비스의 성과는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전기가 끊기지 않는 하루, 수도가 정상적으로 나오는 하루는 특별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아무 일도 없는 하루’를 유지하기 위해
설비를 점검하고,
낡은 시설을 교체하고,
사고에 대비하는 비용은 계속 들어갑니다.
이 비용들은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요금 인상이나 공기업 적자라는 형태로 한꺼번에 드러납니다.
그때 사람들은 묻게 됩니다.
“왜 이렇게 돈이 많이 드는가?”
전기요금과 수도요금 문제를 이해하려면
노후 인프라라는 현실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전력망이나 상수도관은 한 번 만들고 끝나는 시설이 아닙니다.
수십 년 동안 사용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고장 위험이 커집니다.
전기와 물은 한 번 멈추면 생활 전체에 큰 영향을 줍니다.
병원, 학교, 교통, 신호등까지 모두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공공서비스는
문제가 생긴 뒤 고치는 방식이 아니라,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점검하고 교체하는 방식으로 관리됩니다.
이런 관리 방식은 안전하지만,
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습니다.
공공서비스를 두고 “적자다”라고 말할 때,
우리는 중요한 차이를 자주 놓칩니다.
그 적자가 낭비 때문에 생긴 것인지,
아니면 사회를 멈추지 않기 위해 감당한 비용인지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전기요금과 수도요금이 계속 문제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요금 인상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그동안 쌓여 온 구조와 비용이,
어느 순간 눈에 보이는 숫자로 드러난 것에 가깝습니다.
요금 인상만 놓고 찬반을 나누면
논쟁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구조를 이해하지 않으면, 같은 질문은 계속 돌아옵니다.
다음 장에서는 이 질문으로 이어가겠습니다.
전기·물·교통 같은 서비스는 왜 줄일 수 없는가.
그리고 왜 이 분야에서는 시장 논리가 자주 충돌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내가 설탕세 도입을 찬성하는 이유 (0) | 2026.01.29 |
|---|---|
| 전기·물은 왜 줄이기 어려운가 (0) | 2026.01.28 |
| 공공요금은 왜 계속 문제되는가? (0) | 2026.01.27 |
| 데이터센터는 정말 100% 재생에너지로 돌아갈까요 (1) | 2025.12.21 |
| 왜 수도권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 수도권 전력망이 위험해질까 (0) | 2025.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