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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세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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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하는 경제인 2026. 2. 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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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과다 소비로 인한 건강 문제와 의료비·세금 부담 증가 구조를 보여주는 설탕세 개념 이미지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와 디저트가 저렴하게 소비되는 현재와, 그 결과로 늘어나는 의료비·건강보험료·세금 부담의 미래를 대비해 표현한 이미지. 지금의 ‘싼 설탕 소비’가 결국 국민 전체의 세금 부담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설탕세 논의가 시작될 때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정책의 취지나 효과를 충분히 따져보기도 전에, 반대 목소리가 먼저 터져 나온다.


“세금이 붙으면 결국 가격이 오른다”,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서민에게 더 불리한 세금이다”라는 주장들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반대 논리가

설탕세를 도입한 나라마다 거의 예외 없이 반복된다는 사실이다.
영국이든, 프랑스든, 멕시코든 설탕세 논의가 시작되면
반대 논리는 놀라울 만큼 비슷한 문장으로 되풀이됐다.

이쯤 되면 질문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설탕세가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기 전에,
누가 이 제도를 가장 불편해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설탕세에 반대하는 주체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기업이고,

다른 하나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보는 사람들이다.

 

먼저 기업의 입장부터 보자.
식음료 기업과 관련 업계는 설탕세가 도입되면
가격이 오르고 소비가 줄어들며, 결국 소비자가 피해를 본다고 말한다.
겉으로 보면 소비자를 걱정하는 주장처럼 들린다.

하지만 기업의 실제 이해관계를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설탕은 가장 싸고, 가장 강력하며, 가장 중독적인 원가 절감 수단이다.
설탕을 많이 사용할수록 맛은 즉각적으로 강해지고,
원가는 낮아지며, 반복 소비는 쉬워진다.
이 구조는 오랫동안 식품 산업 수익의 핵심이었다.

설탕세는 바로 이 구조를 건드린다.


설탕을 많이 사용할수록 세금 부담이 커지고,
그 부담은 곧바로 손익 계산서에 반영된다.
기업은 가격 인상, 마진 축소, 설탕 사용 감소라는 선택지 앞에 놓인다.
그리고 실제로 가장 많이 선택되는 방향은
설탕 사용을 줄이거나, 저당·무가당 제품으로 전환하는 쪽이다.

 

기업이 설탕세를 불편해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소비자를 걱정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수익 구조가 바뀌기 때문이다.

 

다음은 “시장에 맡겨 두는 게 맞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설탕세를 개인의 선택 문제에 국가가 개입하는 정책으로 본다.
비만과 당뇨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특정 성분에 세금을 매기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논리도 덧붙인다.

겉으로 보기에는 합리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중요한 질문이 빠져 있다.


현재의 소비 환경이 과연
자유로운 선택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값싸고 달기만 한 가당 음료와 고당 식품은
특히 서민과 청소년에게 가장 쉽게 접근 가능한 식품이었다.
신선한 식재료를 꾸준히 구매하기 어렵고,
시간과 비용의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설탕이 많이 들어간 제품은 사실상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였다.

 

그 결과는 비만과 당뇨, 심혈관 질환 증가로 바로 드러났다.
그리고 그 치료 비용은 개인이 전부 감당하지 않았다.

설탕을 통해 이윤을 얻은 쪽은 기업이었지만,
그로 인해 발생한 비용은 사회 전체가 떠안아 왔다.

이 부담은 추상적인 말로 끝나지 않는다.


의료비 지출 증가는 건강보험 재정 악화로 이어지고,
그 부족분은 결국 보험료 인상이나 세금 투입으로 메워진다.

즉, 설탕 과다 소비의 대가는 시간이 지나
모든 국민의 지갑에서 빠져나가게 되는 구조다.

 

솔직히 말해 많은 국민들은
‘언젠가 아플 수도 있다’는 먼 미래의 건강 경고보다
당장 자기 호주머니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문제에 훨씬 더 민감하다.


그래서 설탕세 논의는 도덕이나 계몽의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 부담을 이유로 설탕세를 반대하는 논리는
사실상 지금 내는 가격 인상과,
나중에 반드시 내게 될 세금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
다.

 

설탕 과다 사용을 방치하면
제품 가격은 잠시 낮게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대가는 젊은층들의 만성질환 증가로 이어지고,
결국 건강보험료 인상과 세금 증가라는 형태로
국민 전체에게 청구된다.

 

거듭강조하지만 설탕세는 소비자를 벌주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
앞으로 더 걷게 될 세금과 보험료를 미리 막기 위한 장치에 가깝다.
단기적으로는 선택의 폭을 조정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건강과 국민 지갑을 동시에 지키는 정책이다.

이 점을 외면한 채
모든 책임을 개인의 선택으로만 돌리는 한,
설탕세 반대 논리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말만 반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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