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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가 지역을 말린다 — 네덜란드가 결국 ‘데이터센터 건설 금지’까지 간 이유

경제.물가.에너지 인플레이션

by 기록하는 경제인 2025. 12. 12.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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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앞선 글
《데이터센터는 왜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가 — ‘재생에너지 100%’의 진실과 AI의 기후부채》
에서 다룬 문제의식을 실제 사례로 보여주는 후속편입니다.

특히 재생에너지 100%의 허상이 현실에서 어떤 비용을 발생시키는지 궁금하다면,
먼저 앞선 글을 읽고 오면 이해가 더 빨라집니다.

네덜란드가 데이터센터 건설을 금지한 이유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로, 물 부족과 전력 부족 문제를 강조한 그래픽.
네덜란드는 물과 전기가 빠르게 고갈되자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을 금지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그래픽 이미지.

1) 왜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면 지역이 먼저 불안해지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데이터센터를 눈으로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서버 몇 대 들어있는 조용한 건물’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네덜란드 주민들은 달랐다. 조용한 농촌 마을에 거대한 철골 구조물이 올라가기 시작하자, 처음으로 **“이건 우리가 아는 공장이 아니다”**라는 위기감을 느꼈다.

데이터센터는 소음도 적고 직원도 많지 않다. 겉보기에는 지역사회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시설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외형이 아니라 내부에서 24시간 가동되는 서버들이 요구하는 막대한 전기와 물, 그리고 이를 공급하기 위해 지역 기반시설이 광범위하게 재편되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네덜란드 주민들은 이 확장력을 직접 목격하면서 깨달았다. “이 시설은 공장이 아니라, 지역의 물과 전기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다.”

2) 물이 가장 풍부해야 하는 나라에서 물 부족이 발생한 이유

네덜란드는 바다에 접해 있고 국토 대부분이 평지라 대체로 물이 풍부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물 스트레스가 잦은 나라다. 지하수 저장 공간은 제한적이고, 농업 중심 국가라 농업용수 소비가 엄청나며, 기후 영향으로 강수량 변동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하루 수백만 리터의 물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물 전문가들은 강력하게 경고했다. “농업·식수·생태계가 경쟁하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까지 등장하면 물 순환이 무너진다.”

경고는 현실이 되었다. 어떤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농민들의 농업용수가 제한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주민들이 분노하며 외쳤다. “왜 우리는 물 제한을 당하는데 글로벌 기업은 무제한으로 쓰는가?”

3) 전기 문제는 더 심각했다 — 지역 전력망이 버티지 못한 이유

네덜란드는 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은 나라지만, 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약점은 간헐성이다. 해가 지면 태양광 발전량이 사라지고, 바람이 약하면 풍력도 멈춘다. 그러나 데이터센터는 단 1초도 멈출 수 없다.

네덜란드 전력청은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는 순간 지역 전력망이 크게 흔들린다고 판단했다. 실제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한 곳이 중형 도시 전체와 맞먹는 전력을 요구했고 그 전력을 공급하려면 변전소와 전력망 확장 비용을 국민이 부담해야 했으며 전력 부족 시 먼저 요금이 오르는 것은 주민·농업·소상공인이었다.

결론은 명확했다. 부담은 시민이 지고, 혜택은 기업이 가져가는 구조였다.

4) 주민 반대가 폭발한 순간 — 마이크로소프트 사례 (확장 보강본)

가장 큰 불신을 부른 사건은 마이크로소프트(MS) 데이터센터였다. MS는 네덜란드 북부에 대형 센터를 지었는데, 그 소비량을 지역 정부조차 처음엔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기업이 제출한 자료와 실제 사용량이 달랐기 때문이다.

여름마다 주민들은 물 제한을 받는 상황에서 MS 데이터센터는 하루 수백만 리터의 물을 사용했다. 정보 공개도 투명하지 않았다. 그때 주민들은 깨달았다. “이건 기업 문제가 아니라 지역 생존권 문제다.”

추가 조사에서는 더 충격적 사실이 드러났다. 데이터센터의 실제 물·전기 사용량은 기업이 제출하는 자료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었으며, 정부가 이를 검증할 독립 시스템조차 없었다. 즉, 기업이 용량을 축소 보고하더라도 이를 즉시 알아낼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또한 MS는 “초기 설계 규모 그대로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장해 초기 설명보다 훨씬 많은 물과 전기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이를 **“먼저 지어놓고 나중에 조건을 바꾸는 방식”**이라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기·물 기반시설 확장 비용은 지역이 떠안았지만, 세금 감면·요금 할인·부지 혜택 등은 기업이 독식한다는 구조가 알려지며 전국적 분노로 번졌다. 이 사건은 결국 네덜란드 정부가 “건설 금지 조치”를 단행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5) 결국 네덜란드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 금지’를 결정했다

2022년, 네덜란드 정부는 선진국 중 가장 강력한 대응을 내렸다. 바로 초대형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였다.

정부가 밝힌 이유는 세 가지였다.

  1. 물 부족 가속
  2. 전력망 부담 증가
  3. 국민이 얻는 이익보다 부담이 훨씬 크다

특히 공식 문서에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국가적 시스템 부담을 초래한다”**고 명시됐다.
즉,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허가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였다.

6) 그런데 한국은 왜 조용한가

네덜란드는 국토가 좁고, 농업 중심 국가이며, 물·전기 문제가 곧 국가 생존과 직결된다. 반면 한국은 아직 데이터센터의 전기·물 소비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자체와 정부는 기업 유치를 개발 전략으로 홍보한다. 언론 보도도 극히 제한적이다.

그러나 한국이 더 안전한가? 전혀 아니다.
한국은 전력망 중앙집중도 세계 최고 수준, 수도권 데이터센터 집중, OECD 평균보다 높은 물 스트레스 지수라는 삼중 구조적 위험을 가지고 있다.

즉, 네덜란드보다 늦게 문제를 겪을 뿐 충격은 더 클 가능성이 높다.

7) 네덜란드가 던지는 질문 — 우리는 기술문명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네덜란드는 말한다.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산업시설이 아니라 지역 기반 전체를 바꾸는 구조적 존재다.”

한국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단기 투자와 산업 유치 이미지를 따라갈 것인지, 아니면 네덜란드처럼 국민의 장기적 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기술문명은 계속 확장될 것이다. 그러나 그 비용을 누가 지불할 것인가는 이제 우리가 답해야 하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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